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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계의 삼성’취업, “팬심만으로는 앙대요!” ModernK | 2015-10-26

누구나 어린 시절 동경했던 연예인이 한 둘은 있을 것이다. 화려한 조명 아래 눈부신 퍼포먼스를 펼치는 연예인들이야 말로 ‘10대들의 우상’이라 칭송할 만하다. 최근에는 20대 이상의 성인들 사이에 연애·결혼 기피현상이 확산됨에 따라 이들의 공허한 마음을 ‘러블리돌’(사랑스런 아이돌)들이 채워주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한류바람이 지속됨에 따라 관련 연예기획사들의 몸집도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몇 년 새 전문적인 연예기획자를 꿈꾸는 취업준비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캠퍼스 잡앤조이>는 연예기획자가 되고 싶은 청년들과 이들을 양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작은 대중문화에 대한 애정부터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의 등장은 19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 이후 거대한 팬덤문화가 주춤했던 1996년, H.O.T의 등장과 함께 1세대 아이돌 르네상스가 열렸다.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등도 큰 성공을 거두면서 아이돌은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수많은 연예기획사들이 아이돌 산업에 뛰어들었고, 2000년대 중반부터 한류가 탄력을 받으면서 관련 사업의 규모도 ‘글로벌’화하고 있다.

 

 

특히, 현재 중국이 문화사업의 거대한 수요창구가 되면서 연예기획사들도 단순히 ‘스타경영’을 넘어 다양한 사업에 발을 뻗고 있다. 과거에는 매니저, 의상디자이너, 작곡가 채용에만 주안점을 뒀던 연예기획사들이 이제는 대중문화기획자, 신사업개발자, 유통 관련 전문인재 모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속된 말로 ‘딴따라 직업’으로 여겨졌던 연예기획사 취업을 대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의식도 180도로 달라지고 있다. 되레 대중문화를 꿰뚫어 보는 센스는 기본이고, 사업 경영에 대한 이해, 유창한 외국어 실력에 창의적인 사업 창출 능력까지 담보돼야 연예기획사의 채용문을 간신히 넘을 수 있다.

 

 

김형규 모던K실용음악학원 대표(연예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신입개발팀 이사)는 “연예기획자가 되려면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창의적인 발상, 강력한 추진력, 직무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따르지 못하면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JYP 관계자도 “회사에 대한 오너십을 갖고,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통해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인재를 선호한다”며 “(무엇보다) 직무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나만의 아티스트를 만들고 싶다”

 

이들의 말처럼 현재 연예기획자를 꿈꾸는 취준생들의 모습도 제각각이다. 문예창작과를 전공한 A(26) 씨는 미래에 자신이 기획한 아티스트가 데뷔하는 순간을 고대하며 일본어와 중국어 공부는 물론 연예기획사 양성학원에서 매일 수업을 받고 있다. 그는 “예전부터 음악 듣는 걸 무척 좋아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아티스트를 기획하는 일에 큰 흥미를 느꼈다”며 “그래서 20대 초반부터 기획사 채용공고가 날 때마다 이력서를 냈는데 무소식이었다”고 털어놨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지만 채용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러시아어를 전공하는 B(25) 씨도 향후 자신이 발굴한 신인 아티스트가 미국 그래미어워드(Grammy Award)에서 ‘올해의 가수상’을 받는 날을 고대하며 취업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B씨는 “연예기획자를 꿈꾸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토익과 오픽은 물론, 컴퓨터 관련 자격증도 땄다”며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연예기획 관련 실무나 정보를 얻기 위해 학원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C(28) 씨 역시 “연예기획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대학교도 있지만 다시 학교를 다니기는 부담이 돼 관련 학원을 찾게 됐다”면서 “실제로 학원에서 작곡 공부는 물론, 연예 사업에 대한 이해와 직무별 맞춤 수업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조금이나마 연예계 실상과 인맥을 얻을 수 있어 많은 친구들이 학원 수업을 받고 있다는 것. 그는 “이런 것들을 발판으로 꼭 저만의 아이디어로 멋진 가수를 데뷔시키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연예기획자를 꿈꾸는 취준생들은 각자 지원하는 분야는 물론, 어학공부와 실무 및 이론공부까지 챙기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들 대부분이 말한 대로 아직 연예기획사 취업과 관련한 정보접근이 어려워 일부 사교육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연예기획사들도 커져가는 몸집만큼이나 더 많은 인재채용과 함께 아직도 다소 폐쇄적으로 평가받는 채용시스템보다는 열린 공개채용 기회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니 인터뷰> 김형규 모던K실용음악학원 대표

 

“창의적 발상, 강력한 추진력, 순수한 열정 있어야”

 

 

연예기획사 입사 트렌드는

예전에는 그저 연예인을 꿈꿨거나, 작곡을 하고 싶은 10대 학생들이 연예기획사 취업에 도전했다. 하지만 5년 전부터는 달라졌다. 대학생 이상의 청년들이 연예기획, 유통, 해외사업 분야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스펙이 높아졌다는 뜻인가

우리 학원생 700여 명 중 20% 이상이 전문 연예기획자를 꿈꾸고 있다. 이들 중 소위 ‘SKY’ 대학에 재학 중인 고스펙 인재들도 포함돼 있다. 그만큼 연예사업을 바라보는 취준생들의 의식도 상당히 높아졌다.

 

 

연예기획사에서 원하는 인재는

이제는 기획사들마다 그저 ‘스타경영’에만 그치기보다는 관련 사업을 다각도로 확대하고 있다. 때문에 이에 맞는 전문 인재를 선호한다. 심지어 일부 기획사는 명문대학 졸업자가 아니면 아예 서류에서 제외한다는 이야기도 들릴 정도다. 하지만 단지 겉으로 보이는 스펙만만으로는 연예기획사에 채용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취업의 성공해도 중도에 하차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럼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나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이쪽 분야도 실무에 뛰어들면 자신들이 생각했던 이상과는 다르기도 하다. 간혹, 그저 연예인이 좋아서 연예기획사에 채용하겠다는 지원자들도 더러 있는데,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대부분 중도에게 하차한다. 연예기획사에서 성공하려면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는 물론 창의적인 발상, 강력한 추진력, 직무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따라야 한다.

 

 

김수정 기자 hoh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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